2007년 12월 23일
그런 건 선진국 이야기라 했을까
blus님 이글루로부터 트랙백.



모든 의료비를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무상의료. 우리에겐 꿈같은 이야기일까? 이번 17대 대선에 무상의료 정책을 공약으로 들고나온 민주노동당의 최종 득표율은 3.0%. 아래 민주노동당 대선 홍보 ucc 중 영국에서 다국적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동현씨는 래핑하길, '영국은 미국에서 식량원조 받을때부터 만들어 낸 국민을 공짜로 살리는 doctor'를 한국에서는 민주노동당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부르짖었다.



너무 달콤해서 내 것이 될 수 없다 생각되었을까. '황당, 엽기적 대선 뮤직비디오'라는 표현은 그 형식만을 두고 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었을까. 어차피 될 사람 아니니 표 줄 필요 없다 생각되었을까. 자신이 속한 계급을 대변하는 후보와 정당에 지지를 표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유의미한 것임에도, 단지 '경제를 살리겠다'에 표를 던진 사람들은 진정 무상의료보다는 이명박이 그들 살림살이를 윤택하게 해 줄 후보라 생각했을까.


덧붙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서 대한민국 개조론(2007.7)에서 민주노동당의 무상의료 정책에 대해 아래와 같이 역설했었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의 무상의료 정책에 관한 이 비판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나, 적어도 이번 대선에서 무상의료정책을 공약한 민주노동당에게 좀 더 유권자들의 관심이 있었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이 내린 정당'이나 '신이 내린 후보'에 표를 던지기 이전에 말이지요.


부유세를 걷어 조성한 재원으로 무상의료를 하겠다는 것은 세상 물정 모르는 터무니없는 구상입니다. 이건 정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구호 또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지요. 국가 전체로 보면 무상의료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의료서비스는 비용이 듭니다. 그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부담하게 하느냐, 나라마다 그런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국민이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게끔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국민의료비를 줄이는 동시에, 건강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비용을 많이 내서 병들고 가난한 사람도 같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만드는 게 좋은 제도의 요체입니다.

만약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는 것이 무상의료라면, 환자 개인에게는 모든 것이 다 공짜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모든 욕구를 다 충족하는 수준까지 수요가 늘어나고, 따라서 공급도 늘어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한 일입니다. 그에 따라 국민의료비가 무제한으로 폭발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분명할 뿐만 아니라, 본인부담금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유럽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건강보험료로 걷든 세금으로 충당하든, 그 비용은 남김없이 국민이 부담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무상의료를 해도 현재의 국민의료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가정하고 부유세의 일부를 덜어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무지의 산물이거나 이데올로기 수준의 선동적 구호와 실현가능한 정책을 구별하지 못하는 과욕의 산물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아무 때고 돈을 내지 않고 병원에 갈 수 있다고 해서 국민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미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자주 병원에 다니는 국민입니다. 더 자주 병원에 가서 좋을 게 없습니다. 국가의 보건정책이 지향하는 목표는 국민이 자주 병원에 가도록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건강해서 병원에 자주 갈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착각합니다. 무상의료 공약은 정책의 목표화 수단을 혼동한 데서 나오는 착각의 산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의료급여 혁신에 대한 이념적 비난도 같은 종류의 착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민주노동당만 비판해서 미안하군요. 그런데 한나라당은 비판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아무 견해도 없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정당! 그러면서도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 정말 행복한 정당, '신이 내린 정당'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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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ystall | 2007/12/23 12:43 | 02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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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대마왕 R의 마왕성 at 2007/12/24 01:14

제목 : 한 영국 전직 의원의 말.
그런 건 선진국 이야기라 했을까빚을 진 사람은 희망을 잃고 절망한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으니까요.자, 그들은 늘 온 국민이 투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만약 영국이나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모두 들고 일어나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후보들에게 표를 던지면민주투쟁이 될 것입니다.그러니 그들은 그런 일이 없도록 국민들이 계속 절망하고 개탄하도록 하는 거죠.국민을 통제하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고 봅니다.첫째는 공포를 주는 것이고 돌째......more

Commented at 2007/12/2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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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12/24 01:1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12/24 03: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aystall at 2007/12/24 13:20
비공개 /
그러게요. 저게 이제 여당이니.. 총선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비공개 /
답변을 덧글로 드렸습니다. 위에 새 포스팅을 하나 올렸는데, 저 글도 한 번 보시길 바래요. 그리고 애당초 많은 분들과 소통하기 위한 블로그입니다. 어이없지 않아요. 예비의료관계자로서 더욱 고민이 필요하시리라 생각해요.
Commented at 2011/01/19 20: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aystall at 2011/03/10 06:14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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