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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02일
국민학교 다닐 적에, 어쩌다 다른 애가 불던 리코더라도 불라치면 누군가 '에이즈 걸린다 에이즈' 같은 악의 없는 농담을 웃으며 말하곤 했다. 아이였던 나와 그 아이들은 에이즈가 어떤 병인지, 어떻게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 어떻게 옮는지 거의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이라고 해서 에이즈에 대해 훤히 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단히 말해보자. 이 글을 읽고 있을, 아마도 높은 확률로 에이즈 보균자가 아닐 당신이 에이즈에 대해 알아둘만한 것은 이런 물음들의 답일 터이다. 질문. 다음 중 aids에 감염될 수 있는 행동은? - aids 보균자가 마시다가 당신에게 권하는 음료수 캔을 원샷. - aids 보균자와 같은 찌개에 숟가락을 담궈가며 백반 한 끼. - aids 보균자인 사람과 술자리. 환자는 자기 술잔을 비우더니 그 술잔을 당신에게 권한다. 역시 원샷. - aids 보균자와 같은 욕탕에 들어가 신고산 타령을 부른다. - aids 보균자가 사용한 화장실을 뒤이어 사용한다. - aids 보균자를 물었던 모기에게 물린다. - aids 보균자의 피가 묻은 의복과 내 의복을 같이 세탁한다. - aids 보균자와 같은 침대에서 잔다. - aids 보균자의 토사물 위에 코를 박고 넘어진다. - 어째서 내가 aids에 걸린 거냐며 우는 친구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준다. 에이즈라는 병에 대해 가장 그 폐해가 큰 편견에는 에이즈가 '게이병', 즉 동성애자에 의해 생겨났으며 동성애자에 의해 전파되는 '올바른 성에서 벗어난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철퇴'라는 것이나, 불결한 주사행위를 일삼는 '마약중독자들이 전파시키는 병'이라는 것 등이 있다. 둘 다 조선일보가 항일운동에 앞섰다는 주장만큼이나 개뻘소리가 아닐 수 없다. 에이즈는 분명 감기처럼 쉬이 걸리곤 하는 흔한 병은 아니지만, 딱히 동성애자나 마약중독자가 아닌 누구에게라도 전염될 수 있는 병이다. 부연하자면 현재 대한에이즈 예방협회에서 밝히고 있는 국내 에이즈 보균자들의 감염경로율은 다음과 같다. - 국내 이성 37% - 국외 이성 25% - 동성 23% - 수혈 4% - 수직감염 (보균자인 모친의 출산에 의한 환자) 0.2% - 기타 11% 이러한 에이즈 보균자들은 '보호격리'되지 않는다. 이 문장을 읽고 지금 내 주변에 에이즈 보균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는 편이 좋다. 잘못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있을지도 모르니 몸 사리란' 이야기가 아니라 '있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에이즈로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에이즈 감염/보균자와 에이즈 환자다. hiv 감염인/보균자란 몸 속에 에이즈 바이러스를 지닌 사람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에이즈에 걸린 사람, 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아직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에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흔히 에이즈에 걸린 사람, 이라고 했을 때에 떠올리는, 몸에 반점이 나타나고 각종 병증을 가시적으로 내보이고 있는 사람은? 그 단계까지 진행된, 몸의 면역체계가 파괴되어 2차감염이나 악성종양이 나타난 경우를 에이즈 환자라 한다. 그리고 그 반점-카포시 육종 말이지만, 에이즈 환자의 35~40% 정도에게 밖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감염/보균자도 환자도 모두 에이즈를 전파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에이즈에 감염되는 경로 중 주요한 것은 혈액과 정액, 질 분비액이다. 다시 말해 직접 수혈이나 보균자의 혈액의 노출, 성행위 경로 이외의 평이한 일상생활을 함께 영위하는 것에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어제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라고 해서 적던 것이 하루 늦어버렸다. 에이즈 환자는 그 병증으로도 고통받지만, 가장 큰 괴로움 중의 하나는 그릇된 편견에서 비롯된 사회와 주변의 냉대와 핍박이라고 한다. 아까의 질문의 답은, 이 포스팅의 제목이다. 닦아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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