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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07일
몇 달 전, 국가지원이 끊어졌다. 뭐라도 먹고는 살면서 게임 만들려고 부업을 구했다. 예전에 인터넷 전화 기술상담 하던 가락으로, 또 감정노동 일을 뛰고 있다. 낮엔 '콜' 들어오면 안녕하세요, 어디어디 누구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님? 하고, 밤엔 사무실에서 게임을 만든다. 이제 한 넉 달 되어간다. 잠 부족한 것만 빼면, 그럭저럭 빠듯하게 먹고는 살면서 게임, 만들고 있다. 그 부업 뛰는 데서, 거기 보수교육 강사님으로부터, 오늘 들은 이야기 하나. 내가 노트북 분실 건 얘기해 준 적 있어요? 오늘까지 온댔는데 왜 안 와요? 네, 확인해보겠습니다. .. 아, 고객님. 지금 저희쪽에서는 배송이 된 것으로 확인이 되는데요? 무슨 소리예요. 집에 와도 아무것도 없는데. 콜 들어와 받아봤더니 고객이 상품이 안왔대서, 이 강사님이 기록 쓱 꺼내보니 떡하이 '배송완료'가 되어 있는거라. 고객님, 확인해보고 잠시 후에 전화드리겠습니다, 하고 재깍 배송기사에게 전화를 때렸더니,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는데, 목소리도 들어보니까 젊고 어린애같더래. 저기, 어디어디 가는 이거 처리하셨어요? 네, 갖다드렸는데요? 아직 못받으셨다는데요? 아, 가보니까 집에 안 계셔서 문 앞에 놓고 왔는데.. 택배기사, 하루에 백 몇십 개의 택배를 갖다 날라야 월 백 몇십, 되는데. 원래 택배는 기사가 수취인에게 직접 전달하고 싸인도 받아야하지만, 하루치 채우려면 눈썹이 어딨는지도 모르게 뛰어야 하는 거라. 거긴 또 계단 올라가면 문 두 개 있고 뭐 그런 다세대 주택이라서 에이 하고 그냥 두고 왔다는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게 뭔 줄 알고, 하며 강사님이 또 물어봤지. 기사님, 그 상품이 뭔지 아세요? 제가 이거 한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돼서 잘 모르는데.. 안에 뭐가 들었는지 제가 알아야 하는 건가요? 강사님이 말이 턱 막힌 거야. 그거, 300만원도 넘는 외제 노트북이예요. 전화가 툭 끊어졌다 그러셨던가. 기사 청년이 부랴부랴 달려가지 않았겠나. 갖다 놓은지 30분도 안됐는데, 없더라네. 그 얘기 듣고 있던 사람들, 아무도 안 물었는지, 못 물었는지. 나도 그러면 그거 손망실 때리는 걸까, 아니면 설마 하면서 머리 돌리고 있자니, 강사님 말하시길, 이런 경우 기사가 배상하게 돼요. 월급 까이는 거죠. 듣던 내 눈 앞이 다 캄캄해지는거라. 강사님도 그 상품 등급 '분실'로 변경하면서, 손이 떨리셨더라네. 너무, 안타까워서. 강사님이 상품 판매 업체라던가 전화해서, 이거 너무 안타깝다, 어떻게 좀 배상이라도 싸게 안되냐.. 해봐도, 마진률이 높지 않은 상품이라 마진 제하고 원가만 물어도 삼백 몇십만원에서 고작 7% 면제해줄 수 있다 그러더라네. 그리고 좀 지나서, 회사로 강사님을 찾는 전화가 왔더래. 그때 그 상담원님 좀 바꿔주세요, 하고. 그 광경을 상상해봤어. 볕에 그을린, 선 폼새가 덜 여문, 그래서 더 불안해보일, 집에 돈 좀 있었으면 참 흔한 또래 누구처럼들 대학생쯤이었을까, 아니면 젊은 아빠였을까. 노동에 단련된 등빨의, 시커무무한 한 청년이, 그때 그 상담원을 찾는다, 라. 얼마나 기가 막혔으면.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가 피 토하듯 악다구니나 질러댔다는 얘기가 이어지는 건 아닐까. 강사님. 받아보니, 그 청년이 말하길. 좀 깎아주시면 안되나요. 어떻게, 뭘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고, 그쪽도 더 하는 말도 없고, 그렇게, 한참을, 서로 아무 말도 안 하고, 한참 동안 서로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전화기를 이렇게, 들고 있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지도 모를, 그 친구의 그 침묵이 도저히 남의 것이 아닌지라, 참 오랫만에, 타자를 두드린다. 그동안 쌓인 말도, 지금 쏟아내놓고 싶은 말도, 참 진짜 많지만, 자야겠습니다. 요새, 안 그래도, 잠이, 제가 생각해도 이건 좀 너무 즉지 않은가 싶어요. 아직 한진도 한 번 밖에 못 갔습니다. 요새 이케 삽니다. 김진숙 지도위원님의 환지를 바라며. 참. 그러고보니 오늘 김 지도님 생일이시네요. 근간 또 뵈요, 여러분. 9월 중 출시 목표. 2010년 12월 31일
2010년 12월 02일
![]() (ipad / 3m smartpen / sketchbook) 순조롭다고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판단이 서기는 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 머리 안의 상념도 이 몸 안의 골육도 길어봐야 몇 십년 남짓. 지는 벚꽃 남은 벚꽃도 지는 벚꽃 이라고 어느 승려분은 읊으셨다니, 참으로 마음에 스미는 말씀. 모두 건강하시죠? 저는 제 생의 일부를 들여 좋은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그러니까 모두 아이폰이라던가 아이패드라던가 사셔서 저희 고객이 되주세요. 겔겔겔겔. 나중에 뵈요. 2010년 09월 18일
마지막으로 근황을 썼던 것이 약 반 년 전이네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어떤 분이실지. 이제는 마이리더로 이름이 바뀐 이글루 링크를 통해 읽는 분일지, rss를 통해 읽는 분일지, 즐겨찾기일지, 혹은 다른 경로이실지. 반 년 간 많은 일이 있었다- 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사실 그리 대단한 일은 없었어요. 어딘가의 게임회사에 들어 갔고, 다시 그 게임회사를 나온 것이 지난 8월 말입니다. 깝깝하더라고요. 좋은 것을 만들면 사람들이 따라온다. 는 관점을 감성이 아닌 현실에서의 업무 프로세스로 인식하는 것. 신용과 정의를 단지 이상이 아닌, 정상적으로 기업활동을 해나가기 위한 비용으로 인지하는 것. 그런 것을 본 적도 없는, 좋은 컨텐츠를 만든다는 목표 자체의 부재뿐 아니라, 좋은 컨텐츠가 어떤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선량한 사람들. 그 사람들을 소모하는 시스템. 깝깝하다고 해서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여유 같은 건 전혀 없지만, 마침 이렇고 저렇고 해서, 이래저래 하다가, ok 되어서, 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신청을 하고 심사를 거쳐 국가의 창업지원을 받았어요. 설마 명박정권 중에 국가 덕을 보게 될 줄이야. studio 23rd, 라고 이름을 정했습니다. 게임을 비롯한,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 가려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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